미국에서 '꽃보다 남자'를 보게 된 사연

이제 미국 온지 벌써 3년차가 되어 가네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미국, 여기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와서 친구를 사귀는 것도, 미국인들을 만나는 것도 좀처럼 쉽지 않더라구요. 이러다 보니 영어 실력은 늘지 않고, 여기 올때와 같이 듣지 못하고, 말 못하는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어른들이 어려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던 말들이 지금에 와서 마음속 깊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때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미국에 온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쑥쑥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은 확실하게 깨달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나름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친구를 통해 알게 된 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디애나폴리스에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모임이라는 것이죠.

제 친구가 이 모임에서 1주일에 한번씩 한글을 가르쳐 주더라구요. 그리고 주1회 일요일 밤에 주로 같이 모여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더라구요.

제가 첫 참석한 날에는 한국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었는데, 다들 한국 음식을 좋아하더라구요. 얼마 후 호스트하는 분 집에서 김치를 만들겠다고 해서 처음으로 그날 그 집에 방문을 했고, 같이 한국 드라마 한편을 보았습니다. 

그 뒤에 한국드라마를 보겠다고 하길래 다시 한번 놀러를 갔죠.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모두 '꽃보다 남자'를 봤더라구요. 게다가 그 드라마를 상당히 좋아하더라구요. 저는 사실 한국에 있을 때 이 드라마를 보지 못했거든요. 그 당시 개인사정으로 티비를 볼 시간이 좀 없어서....ㅠㅠ

자꾸 '꽃보다 남자' 이야기를 하길래, 한국에서 안봤는데, 같이 한번 보자고 해서 꽃보다 남자 드라마를 같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는 한국드라마 시청을 위해 호스트 하는 미국인 분 가정입니다. 여기에 함께 모여서 간단한 먹거리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시청합니다. 

1회를 시작한게 며칠 전인 것 같은데, 한주에 2~3회를 보다보니 어느새 22회 중간까지 왔네요. 아마도 돌아오는 일요일 밤이면 마지막회까지 다 볼 수 있지 않을 까 싶습니다.

제가 지금 드라마를 봐도 참 재미있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한번도 빠지지 않고, 드라마를 보러 가고 있습니다. 물론 가게 되면 한마디라도 영어를 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가지만, 한국말을 더많이 듣고 오게 되는 샘이 되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열심히 영어자막을 읽지만, 자막의 뜻은 고사하고 다 읽기에도 바쁘더라구요. 한국말을 영어로 표현하면 대체로 좀 길어지나봐요...

물론 길게 하는 말이 단 몇 단어로 끝나는 대사도 있긴 했지만요.

요 캡쳐 화면이 아마도 21회 인것 같은데....

요거 열심히 보다가 사실 소이정과 가을이가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결말 이야기부분을 찾아봤는데, 잘 못찾겠더라구요.

암튼 이게 한국 사람들과 드라마를 볼 때와 조금은 색다른 재미가 있더라구요. 구준표가 뭔가 잘못된 행동을 하려고 할 때 구준표의 이름을 외치며 안된다고 하는 미국인들을 볼 때, 어느 순간 나도 따라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드라마 외의 재미가 솔솔하더라구요....ㅎㅎㅎ

  

미국인들은 주로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 Netflix와 Dramafever를 이용하더라구요. 여기에 영어자막이 준비 되어 있어서 미국인들이 보기에 괜찮더라구요. 하지만 종종 영어자막이 맘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도 하더라구요.

좀더 잘 번역을 해내면 좋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 사이트 외에 Viki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여긴 중간에 광고가 너무 많아서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열심히 미국인들을 만나 나름 영어실력을 키워보려 시도하다가 그만 한국드라마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네요.

영어자막이라도 열심히 읽어서 좀 도움이 되길 바랄뿐이에요....ㅠㅠ

아무튼 혹시 미국에 오셔서 한국 문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텐데, 아직 꽃보다 남자를 시청하지 않으셨다면 요거 정도는 보고 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